대휘는 어렸을 때 아빠가 돌아가셨다. 아직 많은 것을 같이 못 해본 아빠였기에, 평생 같이할 것만 같았던 아빠였기에, 가장 사랑하는 아빠였기에 대휘 세계의 절반이 무너진 기분이었다. 기운을 차리지 못 할 만큼 울다가, 상을 치르고 학교를 갔을 땐, 학교 아이들의 주목을 받다가 아빠가 없다는 이유로 왕따를 시켰고, 괴롭혔다. 어린 마음에 아빠를 잠깐 미워하다...
우진이 대휘보다 크기에 대휘는 온 힘을 다해 우진을 받쳐 들었다. 대휘는 우선 우진을 침대에 눕혀야겠다고 생각했다. 우진을 받쳐 들고 낑낑대며 침실에 우진을 겨우 눕혔다. 침대 옆에 의자를 끌고 와 앉아서 뜨거운 머리에 손을 얹어 체온을 확인하고 후다닥 화장실로 가서 찬 물에 수건 두 장을 적시고 한 장은 우진의 머리 위에 얹었고 나머지 한 장으로 얼굴과 ...
영화관 카페테리아에서 먹다 남은 콜라를 마시며 진정을 좀 하다가 영화관을 나가는데 ‘쏴아아아아아’ 비가 하늘에서 쏟아져 내린다. “형... 비 너무 많이 오는데?” “킁... 나 우산 없는뎅...” 우진은 아까 상영관에서 영화를 보다가 추워서 작게 떠는 대휘를 보고 대휘에게 내어주었다가 상영관에서 나와 대휘가 다시 돌려주어 팔에 걸쳤던 자켓을 펼쳐...
대휘는 어제 잠을 설쳐서 그런지 오늘은 다음 날 우진과 데이트를 하는 설렘을 안고 바로 잠들었다. 대휘는 형광색 티에 체크 자켓을 걸치고 슬랙스를 입고 새 흰색 운동화를 신었다. 대휘는 숨을 가다듬고 기분 좋게 문을 열었다. 우진과 대휘는 우진의 집 근처 버스 정류장 앞에서 만나기로 했다. 영화관이 그곳에서 5분 거리에 있기도 했고, 맨날 거기서 헤어졌으니...
저번 주, 대휘의 첫 출근날, 학원 1층 엘리베이터 앞에서 민현을 마주쳤다. “어! 대휘야!” “민현이형?” “너가 여기 웬일이야?” “저 6층 학원에서 영어 조교 알바로 일하게 됐어요!” “아 나도 거기서 국어 조교로 일해! 와 진짜 오랜만이네. 진영이가 작년에 소개시켜준 이후로 못 봤지?” “아... 네...” “여기 앞에서 커피 한 잔 할...
- 민현 시점 민현은 결국 나쁜 놈이 되기로 결심했다. 어차피 1년 동안 제대로 연락도 못 할 것이다. 어차피 민현이 성공하기 전까지 재환을 떳떳하게 못 만날 것이다. 민현이 재환을 계속 만난다면, 재환의 앞길을 막을 것이다. 그렇게 민현은 나쁜 놈이 될 것이다. 민현은 그렇게 세운의 연락에 답장하지 않았다. 재환에게도 별다른 연락을 하지 않았다. 민현...
우진이 먼저 건물을 나갔고 대휘도 건물을 따라 나갔다. 깜깜한 밤, 가로등 몇 개가 우진과 대휘를 비춘다. ‘뚜루루루룽 뚜루루루룽’ 우진의 휴대폰이 울린다. 아까 저장했던 대휘의 번호였다. “흐흫. 뭐에요 ㅎㅎ” “무서울까봐 ㅎㅎ” “제가요? 그쪽이 무서워서 전화한 것 같은데 ㅎㅎ” “아니이... 너무 어둡짜낭...” “흠... 그럼 제가 걸음...
벚꽃이 떨어지는 시간. 3초. 내가 너에게 반하는 시간. 3초. 또로로로롱. 또로로로롱. “웅 엄마 나 잘 지내구 있옹. 나 학원에서 일도 한다니까 ㅎㅎ” 대휘는 어렸을 때 일본에서 자라다가 미국으로 가서 대통령상까지 섭렵한 엘리트이다. 대휘는 어렸을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친척들과 엄마 밑에서 자랐다가 19살이 되어 한국으로 와 한국어, 영어, 일...
“얘들아, 나 황민현이랑 사귀어.” 실장은 차 창문에 비친 재환의 모습을 보았고, 황민현을 좋아하고 있었기에 재환을 떼어내기 위해 사귄다고 거짓말을 했다. 하지만 재환은 아무것도 모르고 세운을 잡고 주저앉아 버렸다. 재환은 처음에 믿지 않았다. 민현이 거짓말 할 사람도 아니었고, 재환을 그 누구보다 아껴주고 사랑해주었으니까. 하지만 민현은 먼저 자신이 바...
민현이 입술을 떼자 재환이 민현을 올려다 봤다. “흐히히히힣 ㅎㅎ 형, 왜 울어요... 무슨 일 있는 거죠...” “아니 그냥... 이제 재환이 데려다주고 이제 재환이랑 같이 못 사니까...” “히잉...ㅜㅜ 그래도 형, 우리 꼭 성공해야죠!!” “그래그래 ㅎㅎ 우리 재환이 씩씩하네” 민현은 마디마디가 붉은 손으로 재환이의 뒤통수를 쓸어내렸다. ...
촬영이 끝나고 의도치 않게 늦게 끝난 촬영에 재환이 막차를 타는 부모님을 배웅하고 다시 대기실로 돌아왔다. 민현은 재환이 모니터하고 있는 티비에서 사라지자 서둘러 눈물을 훔치고는 재환을 기다리고 있었다. "혀엉 나 와써요!!! 나 봐써요??? 내가 이겼어요!!! 헐... 형 울어요?" "우리 재환이 너무 멋있다 진짜 ㅠ" 재환의 얼굴을 보자마자 기껏 ...
재환이 대기실에서 민현이와 도란도란 얘기하며 마이크를 차는 동안 재환의 부모님이 대기실로 찾아왔다. “우와 엄마, 아빠 여기 어떻게 오셨어요??” “당연히 와야지. 우리 재환이 나오는데.” “안녕하세요!!” “누...구...? 처음보는 친구네?” “아아.. 민현이형이라구 나랑 제일 친한 형이야아~” “황민현이라고 합니다!!” “민현씨도 방청석에서 보죠?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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